그것은 오리야!

많은 스타트업은 어려운 문제에 직면해 있다. 토큰은 훌륭한 모금 메커니즘이지만, 대중에게 증권(지분)을 제공하는 것은 대부분의 국가에서 규제되고 있다. 상당수의 스타트업은 지분 토큰을 유틸리티 토큰으로 위장함으로써 이러한 규제 제한을 극복하고 공무를 통해 ‘서비스 접근 바우처(service access voucher)’의 사전 판매 또는 유틸리티 토큰(utility token)을 제시하기를 희망한다. 이렇게 얄팍하게 위장된 지분 공모가 규제를 회피할 수 있는지는 여전히 두고 봐야 한다.

자주 사용하는 표현 중 ‘오리처럼 걷고 오리처럼 울면 그것은 오리다’라는 말이 있다. 규제 당국은 이러한 의미론적인 왜곡에는 주의를 기울이지 않을 것이다. 반대로, 대중을 기만하려는 법적인 궤변으로 간주할 가능성이 크다.

– 안드레아스 M.안토토풀로스, 개빈 우드 지음, 박성훈, 류길성, 강동욱 옮김, 마스터링 이더리움, 2019, 제이펍, 258쪽 –

국회입법조서처 ‘2021 국정감사 이슈 분석’ 보고서의 암호화폐 관련 내용

국회 입법조사처에서 발간한 ‘국정감사 이슈 분석’ 보고서를 보면, 그해 국정감사에서 주로 논의될 내용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이번 보고서를 통해 암호화폐와 관련하여 다음 4가지 이슈를 다루었습니다.

  • 가상자산 해킹, 불공정거래 등 규제를 위한 국제공조
  • 가산자산 거래소 관리, 감독 관련
  • 가상자산 관련 공직윤리체계
  • 가상자산 과세제도 시행 논란

위 각 이슈들은 암호화폐와 관련하여 계속해서 문제 제기가 되었던 내용이고, 보고서 자체도 현황과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고, 구체적인 해결책은 제시하고 있지 못합니다.

단지, 국회가 암호화폐와 관련하여 어떤 이슈들을 다룰 것인지 예상하는 정도의 의미가 있어 보입니다.

계속해서 제기되는 암호화폐의 증권성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전임 및 현임 위원장은 계속해서 암호화폐가 미국 증권법상 등록의무가 있는 ‘증권(특히, 투자계약증권)’에 해당한다는 의견을 표명하고 있습니다.

국내 자본시장법과 미국 증권법은 ‘증권’의 정의가 달라 미국 증권법에 대한 해석이 우리 자본시장법에 그대로 적용되지 않으나, 미국 규제당국의 입장은 향후 우리 법을 해석함에 있어서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합니다.

다만,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암호화폐를 증권으로 볼 수 없다는 의견이 대부분인 것 같고(대표적으로 아래 논문), 저 역시 같은 의견입니다.

주식 또는 채권은 ‘소유’할 수 있을까? 비트코인은?

권리는 소유할 수 있을까? 변호사 업무 중 주된 업무는 글(법률의견서, 소장, 준비서면, 계약서 등)을 쓰는 것이다.

이렇게 글을 쓰면서 항상, 거의 매일같이 고민하는 표현이 있다. 그것은 ‘갑은 주식(또는 채권)을 소유하고 있다’는 표현이다.

우리 사법 체계에서 권리를 소유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자세한 논증은 향후 나의 논문 주제 중 하나로 남겨두고 여기서는 결론만을 말하고자 한다. ‘갑은 소유권(또는 물권)을 소유하고 있다’는 말이 부자연스러운 것과 마찬가지로 ‘갑은 주식(또는 채권)을 소유하고 있다’고 하면 틀린 표현인 것인다. 소유(권)의 객체는 물건에 한정되기 때문이다(민법 제211조).

따라서 이렇게 표현하는 것이 정확하다. “갑은 주식(또는 채권)을 보유하고 있다.”(물론, 이 ‘보유’라는 표현도 우리 법률 체계에서 어떠한 지위를 갖는지 좀 더 연구가 필요하다.)

이처럼 소유의 객체는 물건에 한정되기 때문에, 비트코인은 법상 ‘물건’에 해당하여야만 소유권의 객체가 될 수 있다.

“은행, 암호화폐 거래소 입금정지 부당” 당연한 판결

news.naver.com/main/read.nhn

현재 우리 정부가 취하고 있거나 취할 의사가 있는 암호화폐 억제 정책들(ICO 금지, 거래소 실명계좌 이용, 도박죄 또는 유사수신행위 적용 등)은 모두 법적 근거가 박약하다. 이번 판결은 그 중 거래소 실명계좌 발급에 관한 것으로, 현재 국내 4대 거래소(빗썸, 업비트, 코빗, 코인원)을 제외한 거래소는 실명계좌를 사용하고 있지 않고, 그냥 거래서의 법인 계좌에 투자자의 돈을 입금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농협은행은 실명계좌를 사용하고 있지 않은 거래소에 대해 법적 근거도 없는 금융위원회의 ‘가상통화자금세탁방지 가이드라인’이라는 것을 근거로 그 거래소로의 투자자 자금의 입금을 막은 것으로 보인다.

법적 근거도 없이 정당한 계좌이용을 막았으니, 농협이 채무불이행 책임을 지는 것은 당연하다. 다만, 정부는 법적 근거도 없이 개인의 권리와 자유를 제한하는 조치를 취하고, 은행들은 정부의 압력에 못 이겨서 그러한 위법한 조치에 따르는 모습이, 과연 ‘법치국가’의 모습으로 볼 수 있는지 씁쓸한 기분을 지울 수 없다. 우리나라는 아직도 권력자의 의지와 그 의지에 봉사하기 위한 정부기관의 무리한 행정이 법에 먼저 앞선다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케 한다.